14. 3. 2.

140301: 방콕 생존기 4일차- 무단횡단의 일상화, 데모 현장, 씰라빠건대학, 왕궁, 사원, 차이나타운, 밤마켓, 열대야.

140929에 밀려씀



아침 9시쯤 호스트랑 인사하고 헤어졌다. 호스트는 오늘 여행간다고 한다.
이제 방콕 4일차. 이제 좀 도시가 눈에 익는다. 무단횡단 능숙해졌다. 처음엔 횡당보도가 없고 다들 무단횡당하는데.. 엄청 무서웠다. 차들 사이로 오토바이가 칼치기를 하니..
태국의 차는 거의 대부분 일제다. 일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왠지 친일본적인거 같다.

어제는 밤에 봤던 거리를 낮에 본다. 방콕은 어디든 상권이 참 발달되어 있다. 소비도시인거 같다.

큰 쇼핑몰도 꽤 많다. 재래시장도 많고. 다시 수상보트를 타고 이번엔 왕궁이 있는, 한국으로 치면 종로같은 곳을 같다.

수상보트는 참 마음에 든다. 한강에도 수상보트 대중교통이 있었음 좋겠다. 주변 주택가들은 한창 빨래 건조 중. 친숙한 장면이다.

도심엔 반정부 시위대가 쉬고 있다. 주로 밤에 데모를 한다. 여기저기 피켓이 있다.

지방에서 올라와 데모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텐트촌이 생겨버렸다. 반정부 시위대도 자금지원을 받는지 TV도 곳곳에 설치하고, 무료로 음료도 주고 한다.

나중에 알았는데 빨간 옷은 정부시위대를 상징한다고... 근데 빨간티를 입고 있었다... 헐... 큰일날뻔했다. 참고로 반정부시위대는 노란색이 상징색이다.

어디든 잘사는 사람은 있는 듯. 이렇게 비싸보이는 외제차 매장도 있다. 근데 매장 자체는 그리 화려하지 않아서 대비됐다.

그냥 야외에 방치된 듯한 고급차들. 좀 웃기다.

태국은 꼭 정수해서 먹어야한다. 수상보트때 보던 강이나 주변 하천을 보면 꼭 그래야할거 같다. 정수기는 동전 넣으면 물이 나온다. 병으로 받으면 된다.

코인 세탁기도 있다. 아마 주변에 호스텔이 있나 보다.

나름 방콕의 명동같은 곳으로 왔다. 번화가다. 식당들이 많고, 외국인들이 한창 식사 중이다.

맞은편에 큰 사찰이 있다. 한국으로 치면 조계사 같은 느낌.

안은 그냥 사찰 건물들 있고 그렇다. 그렇게 옛스런 느낌은 없다.

옆에 공원이 있다. 무슨 요새 공원이랜다. 예전에 강가에서 망보던 곳인가 보다.

피곤해서 드러누웠다.. 한숨 자려고하는데... 이런... 경비원아저씨한테 눕지 말라고 쿠사리 먹었다. 머 일어나야지..

슬슬 정오가 되니 후끈 달아오른다. 바로 옆에 큰 강이 있다. 강냄새가 가득하다.

강 건너 무슨 병원에 태국왕이 입원해있다고 한다. 갑자기 생각나네.

슬슬 걸어 내려갔다. 오... 방콕에 있는 대학이다. 어디서 주워들었는데 태국 제일의 대학이라고 한다. 도심한복판에 있다. 나름 캠퍼스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은 별로. 건물도 많이 잠겨있다.

대학이라면 빠질 수 없는 학생식당을 갔다. 식당이 학교에서 운영하는게 아니라 푸드 코드 같은거다.

잘 몰라 그냥 볶음밥을 시켜 먹었다... 근데 항상 느끼지만.. 양이 너무 적다.... 그냥 막 먹었다.

확실히 대학생들은 활기가 넘친다. 재미있는건 대학생도 교복이 있는 듯하다. 나름 사회에서 먹어주는 신분인건가..

계속 걸어 캠퍼스를 나왔다. 그러니 다른 캠퍼스가 나온다. 무슨 예술대학같다. 앞에서 서성이니 한 교직원분으로 보이는 분이 영어로 마음껏 둘러봐도 된다고 한다.

길게 늘어선 정원수들. 인위적인듯 정갈한듯.. 애매하다.. 좋은건지 아닌건지 모르겠다...

화장실에 가보니... 한국어도 있다. 화장실 쓰지말라고.. 근데 그냥 썼다.. 급한데 어쩌냐..

예술대학이라 학생들이 몬가 작품을 만드는거 같다. 좀 Activit한 작업들이 곳곳에서 이루어진다.

대학생이면 성인이지만... 내눈에 한참 어려보인다... 내가 그만큼 꼰대가 된거겠지..

캠퍼스를 지나 나왔다. 그러니 왕궁이 보인다. 높은 흰색 벽 안쪽이 왕궁이다.

왕궁옆 도로는 노점상으로 가득찼다.

무슨 악세사리 같은걸 주로 판다. 오래 되보는거 같지만.. 느낌에 황산이나 염산 부어 강제로 부식시킨거 같다. 그리고 불교용품도 많다. 그냥 잡화도 많고. 주로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는거 같다.

근처 공원에서 급똥을 처리. 화장실은 유료다. 너무 급해서 어쩔 수 없었다.

강 건너에 방콕하면 자주 나왔던 탑이 보인다. 어떻게 보면 해골, 뼈를 쌓아 만든거 같고, 어떻게 보면 그냥 콘크리트 공구리를 쳐놓은거 같기도 하다.

공원에서는 오케스트라가 리허설 중. 밤에 무슨 공연하나보다.

왕궁에 들어가 볼까 했는데... 사람도 많고 비싸다. 특이한건 내국인인은 무료다. 외국인만 유료입장. 입구가 다르다..

그냥 벽넘어 솟은 지붕만 봤다.

어디서 주워들었는데 그냥 사진이 더 멋있다고 한다. 들어가서 보면 실망한다고.. 근데 대부분이 그렇지. 사진보다 나은 곳이 얼마나 될까 싶다. 어쩌면 여행은 눈으로 직접 확인해 실망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이런 말하면 불경하다고 태국에서 잡혀가겠지만... 왕이라고 다른 인간은 아닌거 같다. 그냥 옆집아저씨같은데...

왕궁 옆에의 사원을 문틈으로 보는걸로 만족하고 계속 걸었다.

호스텔 쪽으로 향했다. 가다가 큰 공원이 나와서 좀 쉬었다.

몰 기념하는 공원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냥 누워서 쉬었다. 이젠 누우면 경비원있나 눈치보게된다.

또 걷다보니 사원이 나온다. 들어가 봤다. 가운데 법당이 화려하게 있다.


그리고 그옆엔 큰 탑이 있다. 탑에 가까이 올라 갈 수 있게 되 어있다. 사람도 없고... 올라가봤다.

올라가보니 사람이 몬가를 먹고 있다. 흠. 못올라는 곳은 아니었나보다..


탑을 자세히 보니 작은 타일을 붙여놓은거다. 그리고 안쪽은 콘크리트. 타일은 계속 떨어지나 보다. 탑 자체는 오래된게 아닌 듯. 하지만 그 무늬는 인상적이다. 좀 정신없어보이기도 하고. 난 간단하고 단순한게 좋은데..

도시 곳곳에 하천이 있다. 근데... 참 안깨끗하다. 하수도가 그냥 노출되어 있는거 같다.

호스텔 가는 길에 차이나타운이 있다. 그래서 지나갔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 참 많네. 관광객이 반이다.

작은 골목 골목 사이로 상점이 참 많다. 옛날 동대문, 황학동, 만물상 거리 같기도 하다.



그냥 아아 쇼핑하며 쭉쭉걸었다. 사람 많은 곳은 그냥 가만히 있어도 자동으로 밀려서 이동 된다. 차이나타운이면 물건이 다 Made in China일까? 잘 모르겠다.
호스텔로 가서 오늘 밤 만날 호스트 주소를 확인했다. 오늘도 버스로 한번 가 봐야지.

오후5시쯤 나가 가까이에 있는 지하철 근처 버스정류장에 갔다. 30분 정도 기다렸는데도 버스가 안온다. 하도 안와서 버스가 올까 조마조마하며 근처 슈퍼마켓에서 몰좀 사먹었다. 그리고 버스번호를 가르키며 이곳에 오냐고 물었다. 온다고 한다.

버스정류장에 나와 또 기다렸다. 근처 노점상 아주머니께서 라면을 드시네. 얼음을 커피포트에 녹여 능숙하게 물을 부으시는게 기억에 남는다.

다행히 버스가 왔다. 버스 번호가 약간 달랐던거 같다. 버스에 타 맨뒷쪽에 앉았다. 그리고 혹시 몰라 오른쪽 승객에게 물었다. 영어를 못하신다. 그러니 왼쪽에 있던 청년승객이 도와준다. 이 버스가 호스트가 사는 곳에 간다고 한다.
그리고 이 청년 승객이 말을 건다. 서로 서툰 영어로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태국 청년으로 영어 이름이 Big이라고 한다. 호텔에서 일한다고 한다. 지금 퇴근길. 20대 초반 앳된 청년이다. 친절하게도 내일 퇴근 방콕 구경시켜준다고 한다. 우와.. 이렇게 감사할때가. 서로 핸드폰 번호 교환하고 내일 만나기로 했다. 고맙네.


호스트집 근처에 도착했다. 버스가 많이 막히네. 버스에서 내려 정류장 근처에 보니 미싱 돌리는 분이 계시다. 항상 미싱을 보면 엄마 생각이 난다. 어려서 엄마가 미싱돌리는 모습이 겹쳐 보인다.

무사히 호스트집 앞에 도착했다. 한 아파트다. 1층에서는 태국 가족이 고기 구워 드시고 있다.

아파트 한쪽에 이런 사당이 있다. 음료수며 과자며 제단에 올라와 있다. 꼭 제사 음식이 아니라 평소 사람들이 먹는걸 올려두는게 참 정겹다.

아까 정류장에서 너무 더워 샀던 수박과일 쥬스를 다 마시고 호스트에게 전화해서 올라갔다.
러시아 호스트다. 근데 다른 서퍼도 있다. 다른 서퍼랑 같이 어디를 가보랜다. 방콕 젊은이가 많이 가는 마켓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른 서퍼랑 같다.


다른 서퍼는 러시아 출신 프로그래머 청년이다. 태국의 다른 작은 섬마을에서 파견근무를 하다가 러시아 돌아가기전에 방콕을 여행한다고 한다. 호스트랑은 건너 아는 친구라고 한다.
택시를 타고 가라고 호스트가 조언해줬는데 너무 안잡혔다. 호스트가 절대로 미터기 켜고 가라고 했다. 당연히 택시기사에게 미터기로 가조고 했다. 그래서 더욱 안잡힌거 같다.

혹시 전철타고 갈 수 있을까 해서 한참 걸어나가 고가 전철역으로 가서 승무원에게 물어봤다. 그러니 그냥 택시 타라고 한다. 근데 택시들이 하나 같이 너무 가까워서인지 안가려고 한다.
다행으로 겨우겨우 잡았다. 미터기를 켰다. 근데.. 차가 너무 막혔다.. 이런.. 특히 마켓 와서는 더욱 막혔다.


무사히 마켓에 도착했다. 택시비는 내가 냈다. 갈때는 내가 택시비 내고 올때는 그 서퍼에게 내라고 했다.

정말 관광객이 별로 없다. 거의 방콕사람들로 보인다. 간이 상점과 1층짜리 상가가 섞여있다.

진짜 젊은이들이 많다. 음악소리도 많이 들린다.

마치 이대 옷가게들처럼 청년들 상대로 악세사리나 의류를 주로 판다. 그리고 젊은이들 취향에 맞게 라이브카페나 길거리 먹거리도 많다.

다른 서퍼는 러시아 돌아가면서 동생이라 매제에게 줄 선물을 산다고 한다. 그래서 같이 한참을 돌아다녔다.


한참 돌아다니며 같이 얘기 많이 했다. 특히 폴란드 사람들이 러시아 사람들을 싫어하는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살짝 대답을 피하는거 같다. 나도 깊이 파고 들진 않았다. 비난하려는건 아니니깐.

그래도 참 건전한 청년같다. IT쪽을 일을 좋아하고 운동도 좋아한다고 한다. 약이나 담배같은건 안한다고 강조한다.


돌아다니다가 배가고파 러시아 친구는 길거리에서 몰 사먹고 난 나중에 노점상에서 국수 먹었다. 왜 난 먹으면 맛있는지 맛없는지 기억이 잘안날까... 다행히 근처 화장실은 무료였다. 돈 받는 사람이 있는거 같은데... 안받네. 관리인인가보다.



마켓 정가운데에 코끼리 모양의 성상이 있다. 신기하네. 코끼리 성상이라.. 힌두교의 영향인가. 마켓에도 제단이 있네. 종교가 참 생활깊이 있는 나라다.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지 일본어 티셔츠가 보인다. 러시아 친구는 근처에서 티셔츠를 샀다. 자기가 쓸 벨트도 사야하는데 마음에 드는게 없어 나중에 산다고 한다.

관광객 상대 마켓이 아닌 방콕 젊은이들의 마켓을 봐서 좋았다.

밤 12시다 넘어 택시타고 돌아왔다. 러시아친구는 많이 피곤해 하네. 돌아와서 호스트에게 좋은 곳 소개 시켜줘서 고맙다고 했다.

호스트는 거의 카우치서퍼를 전문적으로 받나보다. 카우치서퍼를 위한 방이 따로 있다. 그리고 방 한켠에 손님들이 지켜야하는 룰이 있다. 기억에 남는건 태국에 관해 토론하지 말라는 것. 특히 왕이나 총리에 대해. 쥐뿔도 모르면서 맞다 그르다 하는 건 위험하지.. 하지만 한편으론 규칙이 좀 빡빡한거 같기도 하다. 12시면 무조건 자야된다라던지...

하지만 어디 이렇게 재워주는게 어디냐. 러시아 친구 말고 한 아저씨도 있었다. 이 아저씨도 러시아 사람이라고 한다. 이 호스트는 누구에게나 숙소를 제공하는 또 나름 열림 사람인거 같다.

샤워하고 호스트에게 고맙다는 표시로 외국 동전을 가지라고 했다. 호스트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1개만 가졌다. 근데 호스트랑 같은 방을 쓰는. 게스트인지, 아님 여자친구인지는 몇개를 가져가네. 좀 얄미운데.. 낼름 가로채는거 같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호스트들을 만나는건 숙소보다는 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니 내일 방콕 주변에 어디를 추천해준다. 어디가서 미니밴을 타고 가면 싸다고. 그리고 파타야는 안좋다고 한다. 파타야는 유명한 만큼 많이 변질되어 관광객들의 원정성매매 장소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백인 할아버지가 태국 소녀들을 성매매하는.... 좋은 정보를 얻었다. 내일 가봐야지. 감사.

이 호스트는 차후에도 연락하더니 숙소필요하면 언제든지 오라고 한다. 나름 자상한 호스트다.


게스트 방으로 와서 자려고 누웠다. 침대는 아저씨가 이미 차지했다. 나와 러시아 친구는 바닥에서. 날이 더워괜찮은데, 바닥은 너무 차서 눕고 싶지 않았다. 다행히 고무 매트가 있어 그 위에 누웠다. 다만 매트가 딱 누우면 끝이라 조금이라도 살이 매트 밖 바닥에 닿으면 시려웠다.

아무리 더워도 난 민소매랑 반바지를 입고 자는데 러시아친구는 팬티바람으로 잔다. 참 추운지방 친구들은 의외로 옷을 안입고 잔다.. 더 껴입고 잘줄 알았는데....
하루종일 많이 걸어서 금새 잠이 들었다. 휴우. 무사히 또 하루가 지났다. 많이 봤고 많이 배우고 많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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