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928에 밀려씀
간밤에 너무 더워 제대로 못잤다. 근데 9시 30분쯤 일어났다. 남의 집이라 깊게 못자겠다... 더워서 그런가. 다들 자고 있어서 그냥 나왔다.
어제 왔던 길을 돌아갔다. 근데 어제는 밤이었고 아침에 가려니 길이 헷갈린다. 몇번 헤매다가 버스 정류장을 발견..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버스 기다리는 동안 배가 고파 근처 슈퍼 마켓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셨다. 말이 안통해도 살 수 있겠다 싶다.
버스타고 수상보트 정류장에 갔고 수상보트를 탔다. 낮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 앉아 갈 수 있었다.
수상보트 정거장 마다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낮이라 그리 붐비지는 않다.
호스텔에서 가까운 정류장에 내려 걸었다. 사원의 독특한 탑 양식이 신기하다.
점심무렵이라 배고파 노점상에서 손가락질 하며 음식을 주문했다.
더운 나라는 특히 매운 음식이 발달된거 같다. 신기하게 더운데 더운걸로. 맛은 구수했던거 같다. 난 다 잘먹으니깐...
근처 슈퍼마켓에서 태국에서 가장 싼 담배와 음료수를 샀다. 태국은 나름 금연 운동을 국가적으로 해서 담배피는 사람이 많지 않다. 서민들에게는 담배가 꽤 비싼거라 한다.
그리고 태국SIM카드를 샀다. 끼우니 되긴하는거 같다. 필요할때마다 편의점에서 충전하는 방식의 선불요금제다. 얼마 안쓸거니깐. 전에 독일에서 쓰던 SIM카드를 그동안 태국에서도 되 사용했다. 자동 로밍이 되는듯. 독일 통신사가 전세계에 제휴가 잘되어있다. 통신사연결이 되야 GPS가 정확하다. 이제 전화나 문자도 가능하다. 필요할때 인터넷도 써야지.. 아껴 써야지..
호스텔로 돌아가 샤워하고 낮잠잤다. 어제 제대로 못잤고 한낮엔 너무 더워서 못돌아다닌다.
4시30분쯤 일어나 나왔다. 오늘도 다른 카우치서핑의 호스트를 만나러 간다.
길가에 고양이들이 널부러져있다. 어디서 주워 들은 얘기인데, 개나 고양이가 죄를 지으면 태국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그만큼 털짐승에게는 덥고 습한 날씨의 연속이다.
오늘은 한번 버스를 타고 가보려고 마음 먹고 버스 정류장과 버스번호를 구글맵을 통해 확인하고 정류장으로 갔다.
가는길에 사찰이 있어 들어가 봤다. 유럽에서는 교회마다 들어가보고 여기선 사찰마다 들어가본다.
참 화려한 태국 사찰이다. 금빛에 화려한 무늬에.
많이 개량되서 마냥 옛날 느낌은 아니다. 태국은 불교문화가 생활 깊숙히 밀착되어 있는거 같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는데.. 이런 버스정류장이 아니다.. 쉬퍽. 구글맵이 틀렸다. 방콕의 대중교통은 구글맵으로 확인해선 안된다. 핸드폰의 인터넷도 안된다. 분명 요금은 있는데.. 인터넷이 안된다... 골치 아프네... 할 수 없이 여기저기 물었다.
길가 청소부 아저씨께 물으니 다른 정류장을 알려주신다. 가서 핸드폰으로 목적지를 표시한 지도 사진을 보여주며 여기가고 싶다고 했다. 말이 안통하니 참 힘들다. 대충 눈 짐작으로 일단 그냥 버스를 하나 탔다. 그리고 매표원에게 물었다. 역시 말이 안통한다. 대신 다른 젊은 아가씨에게 모라고 한다. 그리고 그 아가씨가 말을 건다.
휴우... 대학생이다. 조금 영어로 대화가 된다. 현재 방콕은 곳곳에서 데모가 이루어져 버스노선이 많이 바뀌었고 또 굉장히 막힌다고 한다. 그래서 수상보트를 타랬다. 수상보트역까지 이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고 한다. 역이 오면 알려주겠다고 한다.
또 한가지 부탁했다. 핸드폰으로 인터넷이 안된다고. 핸드폰 상담원에게 상담부탁했다. 다행히 영어로 상담가능한 상담원을 연결해주었다. 인터넷을 핸드폰으로 사용하려면 별도의 셋팅이 필요했다. 셋팅을 문자로 받아 하니 된다. 이렇게 도와주니 참 둥글둥글하게 이쁜 아가씨로 기억된다.
태국 버스는 80년대 한국 버스를 생각나게 한다. 참 오래된 버스다. 운전석도 굉장히 기계식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사람도 참 많다. 좌석도 매우 협소하게 되어있고 주로 서서가는 사람 위주의 버스다.
대학생이 알려준 곳에 내려 다행히 수상보트 역에 왔다. 퇴근 시간이라 사람이 많다. 보트가 정류장에 붙으면 사람들이 살짝 뛰어타는 시스템이다. 누군가에게는 좀 위험한... 근데 그 위험한 일을 오늘 봤다.
보트가 오고, 약간 살집이 있는 사람이 뛰었는데... 보트와 정류장 사이에 빠졌다. 헉... 보트가 계속 정류장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바람에 사람이 올라오질 못한다. 다른 사람들이 배를 정류장에 못오게 막고 또 다른 사람이 건저올렸다. 우와.. 시껍했네... 놀랐다. 나중에 생각하니... 핸드폰은 어쩔 것이고, 그 더러운 물을 많이 먹었을 생각하니 참... 조심해야겠다.
드디어 호스트가 사는 동네까지 왔다. 밤이라 잘 모르겠다. 벌써 밤8시가 다됐다.
아무리봐도 예전 서울 청계고가 밑같다... 슬슬 호스트 아파트까지 걸어갔다. 가는 길에 배고파 근처에서 무슨 과일을 사먹었다. 여긴 과일을 잘라서 길거리에서 많이 판다. 열대지방이라 과일이 많이 나는거 같다.
호스트 아파트 밑에서 전화했다. 그리고 만났다. 휴우.
폴란드 아저씨이다. 같이 아파트에 올라갔다. 원룸이다. 아내가 태국 사람이다. 이런저런 얘기했다. 곧 이사갈 예정이라 원룸에 짐을 많이 싸두었다고 한다.
기타를 안가져가 좀 섭섭해 하는 모양이다. 방콕에선 도저히 길거리에서 기타를 못치겠다. 길거리에서 장애인 분들이 악기하시며 동냥하는데... 사지 멀쩡한 내가 구걸하려니 그 분들 영역을 침범하는거 같아서.. 결정적인건 너무 더워 기타를 못들고 다니겠다.. 너무 덥다... 기타랑 엠프들고 다니면 금방 지칠거 같다.
내가 좀 늦었는데 그래서 먼저 저녁했다고 한다. 아내분이 아저씨한테 근처에 맛있는 닭요리나가서 먹고 오랜다. 그래서 나갔는데 이미 많은 식당은 문을 닫았다. 그 닭요리하는 곳도 이미 문을 닫았다.
그래서 그냥 아직 영업중인 식당에 들어갔다. 무슨 볶음밥 같은걸 추천해 주셨다. 그냥 계란 볶음밥 같은 느낌. 역시나 폭풍흡입. 아저씨는 배가 안고프다고 해서 저녁을 나혼자 먹었다.
저녁 먹고 올라와 얘기했다. 아저씨는 IT회사 다니다가 동남아 이곳저곳에 출장을 다녔고 이젠 직장 때려치고 그냥 방콕에서 산다고 한다. 방콕에 산지 꽤 되서 어느정도 태국어도 안다고 하신다. 그리고 태국 이곳저곳을 오토바이로 와이프랑 여행했다고 하고 그 사진들을 보여주셨다. 좋아보인다. 동남아가 다이나믹해서 유럽보다 좋다고 하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물가가 유럽, 서양에 비해 워낙 저렴하니 어느정도 퇴직금만 갖고도 여유있게 생활할 수 있어서 태국 및 동남아에 많은 서양인들이 거주하는거 같다. 나름 있게 부족함이 없이 살 수 있으니깐.
내가 외국 동전들을 좀 드렸다. 그리고 술을 좀 얻어 마셨다. 위스키랑 태국 맥주 같은거. 기억은 잘안난다. 태국 맥주가 좀 쎘던거 같다.
그리고 방콕에서 현재 큰 이슈인 데모에 대해 물어봤다. 왕과 총리의 대결에 대해. 그걸로 아저씨와 그 아내가 언쟁한다.
태국 사람들은 대부분 왕을 좋아한다. 근데 왕자는 개차반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재 총리는 탁신의 꼭두각시로 어느 지방은 현재 총리를 지지하고 어디는 부정한다고 한다. 근데 그 총리가 왕을 폐지하려고 한다고 한다. 또 왕은 아파서 몇년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시내곳곳의 왕사진은 상당히 오래전 모습이라고 한다. 그래서 데모하는거라고.
그래서 아저씨는 왕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는거고 왕자가 개차반이니 왕제도를 폐지하는게 낫다고, 근데 아내는 왕이 안죽었을지도 모르고 또 왕의 공주는 좋은 사람이라고 여왕이 될수도 있는거라고 한다. 현재 총리가 실권을 잡으면 더 나빠질거라고 한다. 복잡한 문제긴 한데 참 호기심이 가는 문제기도 하다.
한참 두분이 언쟁한다. 괜히 얘기를 꺼냈나 보다. 근데 내겐 정말 궁금한 문제였다. 어째든 이렇게 양쪽 의견이 팽팽하단걸 알았다.
참 특이한게 이 아파트는 주방이 없다... 항상 나가서 사먹나 보다. 베란다에 간이 가스렌지가 전부.. 집에서 요리하면 벌레가 금방 생기려나...
적당히 마무리 하고, 쇼파에 잠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베란다에 있는 화장실에서 간단히 샤워하고 잤다. 오늘은 잠이 잘왔다. 피곤해서인것도 있겠지만 집이 시원했다. 이렇게 호스트들을 방문해 얻어 자는 것이 경험에 참 좋은거 같다. 덕분에 돌아다닐 동기도 있고, 사람도 만나고, 좋은데서 자기도 하고, 얘기도 듣고, 정보도 얻고. 카우치 호스트를 구하길 잘했다.
그렇게 하루가 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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