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512에 밀려씀
아침 8시30분쯤 일어났다.
호스트 가족은 교회 간다고 분주하다. 나도 따라간다.
아침으로 가볍게 빵이랑 시리얼을 얻어먹었다.
고맙게도 큰 캐리어를 내가 정착하거나 퀘벡시티갈때까지 맡아 준댄다.
또 내가 같은 옷만 입고 있으니 호스트 어머니가 셔츠랑 자켓을 하나 주셨다.
다운타운에서 좀 떨어진 필리핀 교회에 같이 갔다.
개척 교회인듯... 교회 건물이 있는게 아니라 한 공간을 빌려서 매주 셋팅하는 듯하다..
교회가 그러하듯 CCM부르고 목사 설교 한다. 근데 목사가 필리핀어로 설교 한다..
몬말인지 모르겠다. 졸리다... 그냥 말의 장단과 강약을 들어보면 전형적인 쥐락펴락식 설교.
끝나고 다들 식사를 한다. 친목 도모 삼아 그러하는듯.
난 구석에서 기타를 쳐줬다. 기대도 안한 적선을 많이 받았다... $60이다...
호스트 어머니가 날 꽤 챙겨주신다...
기타 그민 치고 밥먹으란다. 필리핀 음식으로 보이는 걸 얻어 먹었다.
배고프니 잘들어간다.
남은 잔반도 챙겨주셨다. 몇일동안 음식걱정은 없겠다.
12시 좀 넘어 교회에서 호스트와 헤어졌다.
배려있게 지하철 티켓도 한번 찍어주네... 무제한 교통카드니깐...
BanQ 도서관에 와서 구걸하기 전까지 좀 쉬려고 왔다.
아쉽게도 WIFI는 회원에게만 주네....
쇼파에 앉아서 자리를 쭉 피고 좀 자려고 했다.
한 10분 지나고.... 지나가는 직원이 깨운다... 자지 말랜다... 쳇... 깐깐하네..
BanQ의 좁은 통로가 인상적이다... 멋있는데.. 별로 효율은 없어보인다...
2시 30분쯤 근처 공원에 갔다. 교회에서 얻은 잔반을 먹었다.
비가 살짝 오네..
맞은편에 경찰인지 시큐리티가 왔다갔다 한다... 나한테 모라고 하려고 하는건가....
내게 별말을 하진 않았다... 괜히 자격지심인다...
3시부터 5시까지 차이나타운에서 구걸했다.
비가 살짝 흩뿌렸지만 별로 할것도 없고, 갈곳도 없어서 했다.
비가와서 불쌍해 보였는지 잘됐다. $44정도 벌었다.
맞은편 상점 아저씨가 중국말로 또 모라고 한다. 느낌에 시끄럽다고 한거 같다...
중국어 못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내가 중국인이 아닌란걸 알면 앞으로 더 못할거 같다.
근데 또 맞은편 다른 중국식 빵가게에서는 빵을 줬다...
참 이러면 곤란하다... 다 싫어하면 아예 안하면 되는데, 누군 좋아하고 누군 싫어하고....
6시에 다른 호스트를 만나기로 한 지하철 Beaudry역으로 갔다.
이 동네 이름이 Gay Village다.. 재미있는 이름.
그만큼 LGBT를 인정한다는 얘기 겠지. 곳곳에 LGBT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이 있다.
Tim Horton이라는 카페에 들어가 있으라는데, 돈 쓰기 싫어 그냥 밖에 있었다. 춥네..
주변에 껄렁껄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내게도 친구 기다리냐고 묻네...
한 청년은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먹던 초코케익을 주었다. 당연히 받았다.
6시 40분쯤 호스트가 도착.
호스트는 레바논계 아저씨. 그 파트너는 필리핀 아저씨.
예상했던대로 Gay 커플이다. 별다른 거부감은 없다.
호스트의 차를 타고 강을 건너 Longueuil라는 도시로 간다.
같이 저녁 식사를 했다.
레바논식 빵에, 필리핀식 스튜다. 역시나 배고파 잘먹었다.
밥먹고 호스트 아저씨랑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특히 호스트가 아저씨가 슬픔을 어떻게 감당하냐고 해서 한참 나의 상식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얘기했다.
슬픔 이란 것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슬픈게 아닐 수 있다는 것... 슬픔이라고 부정적으로 규정 짓는 것 자체가 시스템에 의해 학습된 것일 수도 있다고..
감정의 움직임을 잘 분석해 보면 분명 고통이란게 존재 하지만 고통 또한 우리에게 필요 한것..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게 진화되었다. 물론 회피하도록 되어 진화되었지만, 우리가 구지 환상통을 만들어 고통이 아닌걸 고통이라고 느끼고 회피하려고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것. 고통이 느껴지면 느끼고, 회피하도록 고통의 근원을 잘 분석해보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게 있다는게 내 의견이었다... 근데 간만에 영어로 얘기해서 잘 전달이 됐는지 모르겠다....
호스트가 마사지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마시지 방에 내 침대를 만들어 주었다.
짐 정리 했다. 방이 좀 춥네... 그래도 밖보단 낫지..
호스트는 파트너와 영화를 본다. 같이 보자고 했는데, 난 일찍 자겠다고 했다.
영주형이 카톡으로 연락을 주셨다. 기별도 없이 떠났다고 아쉬워 하시네..
내가 떠난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고... 기대 밖인데... 5월9일 대선때 누굴찍을지 고민하시네.. 그래서 난 내가 지지하는 문재인이 가장 나의 이익과 가까이 있어 찍었다고 했다.
11시30분쯤 잤다. 으슬으슬... 그래도 피곤하니 잠이 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