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509에 밀려씀
자정이 너머 호스트 집에 도착.
외곽이라 집이 크네. 전형적인 북미식 주택.
방이 남아서 독방을 하나 주었다.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네.
새벽에 약간 출출해 비행기에서 받은 맥주를 마셨다.
한 넘어가니 시끔하니 잘안들어가네. 그래도 꾸역꾸역 집어 넣었다.
보통 맥주는 보안대 통과를 못하는데... 운좋게 통과됐다.
9시 좀 넘어 호스트 가족이랑 같이 근처 식당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식당엔 사람이 많네. 웨이트리스가 앤헤서웨이 배우 닮았다.
모가 몬지 몰라 어리버리하는데, 호스트의 어머니가 대신 주문해주었다.
브런치는 보통 많이 먹는다고 한다. 나도 많이 먹었다. 감사하게도 사주셨다.
여기 사람들은 보통은 브런치, 저녁 두끼만 먹는다고 한다.
호스트 동생도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네.
한국 웹툰과 판타지 소설을 읽는다고 하네...
나보다 더 잘아는듯.
호스트 가족은 무슨 사정이 있는지, 필리핀계 어머니와 두 남매, 그리고 캐나다 백인 아저씨, 그리고 한 할아버지. 남의 가정사를 캐묻는건 좋지 않을거 같아 그냥 가만히 있었다.
그냥 이런저런 잡담... 재미있는건 호스트가 CS로 오게됐다고 하지 말랜다.
역시 CS를 어른세대는 아직 의심의 눈초리로 보시겠지..
호스트가 한국어를 배우는데, 그냥 한국어 파트너라고 했다.
10시30분쯤 호스트 어머니 차를 호스트가 운전해 버스터미널까지 갔다.
호스트는 아직 초보 운전.
거기서 버스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간다.
강이 꽤 크다. 한강보다 너비가 넓다. 그리고 새로 다리 공사중.
Artrium le 1000이라는 실내 빙상장에서 호스트 친구와 다른 CS를 만났다.
다른 CS는 중국인 유학생. 중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몬트리올을 둘러 본다고 한다.
호스트 친구는 필리핀인으로, 영주권을 얻고 일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인 CS는 물류학을 공부한다. 그래서 Habitat 67이라는데는 보고 싶디고 해서 같이 갔다.
교통비가 비싼 몬트리올... 다행히 난 호스트가 호스트 동생의 무제한 교통카드를 빌려 마음 편히 갔다.
희한하게 생긴 아파트....
그냥 보기엔 신기한데... 별로 살고 싶지 않다..
어떻게 고층 집은 들어가는지 궁금하네...
실실 걸어 끝까지 갔다.
호스트 친구랑 유머코드가 맞아서 서로 낄낄거리며 같다.
유쾌한 친구. 퀘벡에 간호사 프로그램으로 와서 영주권 받고 다른 일한다고 한다.
멀리 다운타운이 보인다. 다시 돌아 버스타고 간다.
호스트에게 왜 한국에 그리 관심있냐고 물었다.
필리핀에서 정치외교 공부를 했는데, 그 중 공부한 분야가 남북한 문제란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한국인 친구도 있었다고 한다...
한국을 좋아하니.. 내가 구지 한국에 대한 환상을 깰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발언을 자제한다.
BanQ라는 다운타운의 큰 도서관에 간다.
호스트가 책을 반납해야한다고 한다.
반납 하는 기계가 재미있다.
투명하게 내부를 볼수 있게 해놨다. 컨베이어 벨트로 내부에서 반납된 책이 확인되고 이동되는걸 볼수 있다.
아쉽게 이곳은 퀘벡주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같은데, WIFI를 일반인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쇼파에 앉아서 호스트 친구랑 노가리.
필리핀은 미국 식민지 전에 스페인 식민지여서, 성이 스페인식이 많다고 한다.
이 친구 성의 뜻이 '임신한'이란다...
신기하네..
호스트는 중국인 CS를 도와주고 있다. 중국인 CS는 오늘 자정에 토론토로 이동하는게, 갑자기 잠자리를 제공해주겠다는 사람이 취소를 해서, 새로 구하는걸 도와준다.
3시 정도에 도서관 옆에 있는 Saint-Denis 거리에 갔다.
나름 식당가. 난 분명 내가 먹을게 있다고 주문하지말라는데, 호스트가 내것까지 주문했다.
난 얻어먹기도 미안하고, 내가 비싼 식당 음식을 먹고 싶지도 않아 음식 나올때까지만 앉아서 대화했다.
음식이 나오고 일어나 맞은편 길거리에 가서 구걸 시작.
딱 2곡만에 경비가 오네.... 가랜다.. 자기들 근무시간엔 하지 말랜다...
할수 없이 근처 벤치에 앉아, 한국에서 갖고온 편의점 햄버거를 먹는다...
배고파 후딱 먹고 드러누워 잠깐 잤다.
아... 돌벤치라 등이 차다...
여기 식당가는 다 길가에 야외 테이블을 설치해놨다. 바람이 많이 부네.
일행이 식사 마치는걸 기다렸다.
다행히 날위해 주문했던것도 다 먹은거 같다. 그럼 부담은 없지...
정확히 가격은 모르지만... 비쌀듯... 나같은 걸인에겐 맞지 않다.
4시 30분쯤 Complexe Desjardins라는 쇼핑몰에 같다.
보통 쇼핑몰은 5시쯤 문을 닫는다고 한다... 참...저녁이 있는 삶이네...
저녁에 구걸하면 안되겠다..
Place de Arts라는 예술극장 밖에 있는 스탠드에 앉았다.
호스트랑 같이 사는 할아버지 얘기를 했다.
할아버지가 카지노에서 도박해서 전 재산 탕진.
곤경에 처한 할아버지를 호스트 가족이 모시고 와서 같이 산다고 한다.
다행히 캐나다 정부에서 연금이 나오고, 일부는 계속 카지노에 갚고 계시간다..
안됐다는 생각보단 화끈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라가 좋으니, 사람들 인심도 좋고, 생계도 가능하시다고 생각되니... 참, 내가 결정할수 없는, 어디 태어나는지가 중요한거 같다.
호스랑 대화중에 홈리스가 와서 모라고 한다.
내가 쫓아낼까 하다가 프랑스어로 호스트가 계속 대화해 몬지 몰라 가만히 있었다.
호스트의 다른 친구가 왔다. 호스트는 있다가 콘서트를 가는데, 오늘 콘서트 같이 갈 친구인듯.
그늘에 있으니 춥다. 해가 비치는 스탠드로 이동. 스탠드 앞에서 기타를 호스트와 그 일행에게 쳐줄까 했는데. 호스트가 앞에서 하면 경찰한테 또 쫓겨날까봐 뒤에서 하랜다.
기타를 쳐줬다. 그리고 주변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 적선 약간 받았다.
6시30분이 되어 이동. Place de Arts 예술극장 내부 작은 공간에 사진 전시회를 한다.
잠깐 구경했다... 사실 봐도 잘모르겠다...
지하철을 같이 탔다. 호스트는 콘서트 가고, 나는 Old Town에서 구걸해볼 요량으로 먼저 작별했다.
Place d'Armes라는 광장. 맞은편에 basilique Notre-dame 성당이 있어 괜찮겠다 싶어 가봤다.
밤에 구걸하면 쫓겨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저녁이라 춥다.. 사람도 별로 없다. 그냥 포기.
Place Jacques-Cartier 광장에 가봤다. 역시나 썰렁... 여기도 구걸 포기.
토요일 저녁이라도 사람이 생각보다 없다... 추워서 그런가..
그냥 차이나타운 가서 8시부터 9시 30분까지 구걸했다.
그냥 저냥 한 $25정도 적선 받았다..
호스트가 빌려준 무제한 교통카드를 이용해 지하철을 타고 호스트랑 만나기로 한 Bonaventure역으로 갔다.
역에서 좀 주워 먹고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도 안오네....
콘서트가 늦게 시작하고, 엥콜을 계속 받아 끝났다고 한다... 콘서트가 다 그렇지..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얘기했다. 내가 호스트에게 아예 좋아하는 뮤지션이 온다는걸 모른다면 그 콘서트에 가고 싶지도 않지 않을거 아니냐 했다....
어쩌면 즐거움이라는 것도 참 만들어지는거라고,... 욕구 결핍을 만들고 그것을 채워지는 과정에서 쾌락이 생기지 않나 싶다. 채워질수 있는 욕구결핍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경우가 다반사인 현실에서, 오히려 '앎'으로 인한 욕구결핌은 불필요하지 않나 싶다... 차라리 모르는게 나을 수도... 그래서 난 좋은게 있어도 모르고 싶다...
괜한 얘기를 했다 싶다... 기분을 망친게 아닌가 싶다....
버스를 갈아타려 정류장에 잠시 있었다.. 엄청 춥네...
늦게 도착해 샤워는 못했다. 약간 배고파, 비행기에서 준 맥주를 또 마셨다..
쓰네.... 그래도 아까우니, 남기면 나중에 생각날까 다 마신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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