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1. 12.

190112 (2/2)-왕의 오솔길 입구, Conde De Guadalhorce, Antequera 가는길, Antequera 성, 잔디밭의 백마, Antequera 도시 전경, El Torcal, 기암괴석, 고원 마을, 석양, Malaga 공항.


대략 14시쯤 왕의 오솔길 입구로 가는 길에 있는 식당 앞에서 버스에서 내렸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Conde De Guadalhorce. 댐으로 만들어진 큰 저수지를 배경으로 누님이 사진찍어 주신다.

그리고 댐.

누님이 댐 위에서 또 사진 찍어 주신다.

15시 쯤 Antequera로 향한다. 배가 고프지만 가는 길에 주유소 있으면 거기 화장실도 사용하고 식사도 할 생각으로 출발.
근데 구글 지도에 있는 길과 도로 표지판의 안내가 다르다. 그냥 도로 표지판을 따라 가기로 한다.
근데 도로 표지판은 옛길로 보이는 구불구불한 고갯길로 안내. 거리는 짧지만 한참 걸린다.
누님은 졸리신지 내게 한국 역사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하신다. 나도 졸린데 힘드시겠다. 이런저런 얘기들을 해드렸다. 기억할거라 기대하진 않지만 그래도 옆자리에 탔는데 성의지 싶다.
차창밖은 산과 초원, 올리브 밭이다.

15시40분쯤, Antequera의 성이 보인다. 근처 언덕에서 내가 찍은 사진.

그리고 누님이 찍은 사진. 역시 사람눈은 비슷하네.

근처 카페에서 화장실쓰고 식사할 생각이었지만, 화장실 상태가 영 별루다. 변기 뚜껑도 없다. 그냥 소변만 보고, 누님은 물만 사고 나왔다.
누님이 Antequera에 모 볼게 있냐 물으신다. 그러다가 Ronda 얘기가 나왔는데, 카페 주인은 Ronda에 다리 말고 모있냐 한다.

근처 잔디밭에 앉아 누님이 싸오신 음식을 같이 먹으며 이런 저런 한국 정세에 대해 설명. 정말 궁금해하신건지, 아니면 졸려서 그러신건지 모르겠다.

옆 잔디밭엔 말이 있다. 말을 타보고 싶다고 했다. 진작 말했으면 승마장 알아봤을거라고 누님이 하신다. 말안하길 잘했다 싶다.

17시쯤. Antequera가 마을인줄 알았는데 도시 정도로 규모가 꽤 된다.
가장 높이 있는 성근처에 가서 마을 사진 찍는다.

이 도시도 해발 570m이상 되는 곳에 있는데, 과연 무엇때문에 이리 도시가 커졌는지 궁금하다.

성은 유료일거 같아 안들어 갔다. 그냥 스윽 둘러보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18시쯤. 이번에 간곳은 El Torcal. 해떨어지기 전에 와야했는데 다행히 무사히 해가 있을때 도착.

이곳은 신기한 암석들이 잔뜩 있는 곳. 암석들이 풍화, 침식 되서 마치 누가 돌을 쌓아 올린 것 같은, 돌탑 같이 생긴 돌들이 있는 곳이다.

외진 관광지라 그런가 길도 잘 안나있다. 누님과 풀숲을 헤치고 다닌다. 염소 똥냄새가 나네.

참 신기하게 생긴 암석들. 오직 이 구역만 그렇다.

꽤 높은 산이라 멀리, 아프리카까지 보인다.

누님 휴대폰 베터리가 다되서 내 휴대폰으로 사진찍어 보내드리기로 했다.

이제 해가 진다. 한참을 해와 암석과 산을 본다. 스페인에서 마지막 날. 또 언제 오게 되려나... 약간 센티멘탈해진다.


신기한 암석 산. 참 자연은 묘하다.

멀리 내려다 보이는 마을. 여긴다 고원 마을이다. 참 어떤 여유로 형성된 마을인지 궁금.

누님이 나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이곳저곳을 보여주려 많이 고생하신다.

누님이 계속 사진찍어 주신다.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어 그냥 찍힌다.

마지막으로 석양과 산을 배경 삼아 사진찍고 슬슬 내려온다.

누님이 찍으신 동영상을 합쳤다.

18시반쯤 Malaga로 향한다. 19시쯤 해가 완전히 져서 깜깜하다. 그리고 길을 잘못 들어 고갯길을 넘는다. 나야 괜찮지만 누님이 고생이다. 운전이 쉬운일이 아닌데...

Malaga 다 와서 누님이 Benalmádena, Torremolinos 보여 주신다고 그리로 간다. 근데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인다. 카페들려 좀 쉬자고 했는데 카페도 연곳이 없다.

드라이브하면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누님의 친척들이 와서 '아무데나 가자, 아무거나 먹자'하면 굉장히 싫다고 하신다. 그래서 나도 마지막이니 나의 소회를 밝혔다. 누님이 기분 상할지도 모르지만 두번다시 이런일이 벌어지는걸 막기 위해.

나는 분명히 누님에게 여행 안가도 된다고, Ronda에 안데려다 주셔도, 안오셔도 된다고, 공항 안데려다 주셔도 된다고 밝혔지만, 누님의 자발적인 호의로 이런 여행을 하게 됐다고 했다. 내가 누님을 처음 뵙기 때문에 그냥 호의를 받았지만 내게는 너무 불편한 일이다라고 했다.
왜냐하면 뻔히 바쁜거, 피곤한거 아는데, 나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 당연히 미안해지고, 또 미안해지면 선물을 드려야하는데, 나나 우리집 형편엔 너무 무리한 일인거다. 예를들어 누님께는 별거 아닌 20유로 와인을 선물해주시면, 평소 1유로 와인을 먹는 나는 무리해서 그 수준에 맞춘 답례를 해야하는데 부담이라는거다.
누님은 그건 거래 아니냐고 하는데, 그건 누님이 어쩔수 없는 내 성격이라 했다. 사람은 선물하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받는 나는 무의식적으로 빚을 지고 미안해져서 수평적인 관계를 못갖게 된다고 알고 있다. 결국 누님의 호의는 내겐 독이라는거다.
누님은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오늘 이 여행의 호의는 반드시 어떻게든 답례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다시는 내가 부탁하지 않는 호의는 하지 말라고 거듭 말씀 드렸다. 나는 필요하면 부끄럼, 수줍음 안타고 바로 도움 요청한다고 알려드맀다. 이건 상의가 아니라 일방적인 알림이라고 했다.
헤어지는 마당에 너무 모질게 했나 싶지만, 다신 이렇게 무리한, 지나친 대접은 부담스러워 받고 싶지 않다.

21시쯤 Malaga 공항에 누님차로 도착. 이 공항은 출발 터미널 입구에 차를 대려면 돈을 내야한댄다. 그래서 할수 없지 도착 터미널에서 누님과 작별인사 했다. 그리고 빙돌아 출발 터미널에 도착. 공항은 썰렁하다.

다행히 여긴 짐수레가 무료. 그리고 콘센트를 발견해 옆에 앉아 우선 휴대폰을 충전한다.

21시반. 누님이 버린다는 음식을 받아와 저녁으로 먹는다. 와인도 버리신다기에 식후땡으로 담배피며 와인도 마신다.

하루종일 똥을 못싸는데 공항에서 쾌변했다. 먼길 떠나는데 배를 가볍게 해서 다행. 그리고 콘센트 있는 기둥에 기대 앉아 노트북으로 영화 '스콧 필그림vs월드' 영화 본다. 원래는 바느질할 생각이었지만 참 귀찮네. 하루종일 돌아다녀 피곤해 그런가. 영화는 그럭저럭 조금 지루하지만 잘봤다. 내일 아침 7시50분 비행기. 아직 시간이 많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