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327에 밀려씀
아침 5시 30분쯤 일어나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안개가 자욱하다.버스터미널에 도착해 시간이 남아 아침 삼아 뭘좀 먹는데... 맞은편에서 싸운다. 한명이 일방적으로 맞는다. 때리는 사람은 정확히 가격해서 때리네. 얼굴이 피떡이 됐다. 크롭캅의 나라라는게 다시 한번 실감... 무서워서 아무말 못했다.
버스타고 Sarajevo로. 몸도 안좋고 아침 일찍일어나 피곤해서 계속 잤다. 잠결에 버스밖을 보니 안개가 자욱하다. 검문소에서 여권 검사하네.
확실히 이제 EU가 아니다. 국경 지날때마다 검사한다. 한국식으로 하면 가든? 같은 곳에 정차해 휴게한다. 안개가 무척 짙다. 정말 한치 앞도 안보인다.
Sarajevo는 산넘고 물건너 가는 곳이다. 근데 그 풍경이 참 멋지다. 다만 너무 피곤해 계속 잤다.
유럽만큼 그리 세련되 보이진 않지만 시골 풍경이 아기자기하다. 근데 안개가 더욱 짙어진다. 한 8시간 달렸나..
참.. 웃긴게, 분명 버스안에 화장실이 있어 사용했는데, 버스기사가 화낸다..
망가진건가.. 참 웃기네. 말이 안통하고 여기 문화를 모르니 알수가 있었나...
오후 2시 좀 넘어 Sarajevo에 도착했다. 여기 CS호스트는 갑자기 집안일이 있어서 자기가 없고 대신 룸메이트한테 얘기해뒀다고 한다.
혹시 여잘까 했는데... 한 아가씨가 버스터미널에서 말을 건다.. 우와... 엄청 이쁘다. 진짜 무슨 밀라요보비치 같이 생겼다. 내가 유럽에 있으면서 본 가장 이쁜 아가씨다. 럭키.
같이 그 호스트 아파트로 갔다. 진짜 살다살다 이런 안개는 처음이다. 앞이 안보인다. 무슨 게임 사일런트힐 같다.
드라이아이스를 뿌려놓은 것만 같다. Sarajevo가 고도가 꽤 높은거 같다. 안개가 아니라 구름이 산에 걸린거 같다.
가는길에 보니 느낌이 80년대 서울 같다. 회색 잿빛의 아파트. 트람을 탔는데 그냥 공짜란다. 집에 도착해 같이 노가리 깠다. 아가씨가 담배도 잘피네.
그리고 4시 30분쯤 구걸하러 나왔다. Old Town으로 갔다. 썰렁하다. 관광객도 얼마 없는거 같다. 크리스마스 마켓도 거의 끝나가도 있고. 과연 될까 싶었다.
한 큰 성당앞 벤치에 앉아 구걸을 했다. 오가는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푼두푼씩 준다. 그래도 꽤 구걸이 되네.
그러다가 한 아저씨가 서서 한참을 본다. 말을 붙여서 얘기했는데 경찰이란다.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자기가 한국 친구를 안다고 한다. 같이 훈련받는다고. 덕분에 다른 경찰이 쿠사리 주려는 걸 막아주었다.
3명정도 7~9살로 보이는 아이들도 관심을 보인다. 기타에 대해 호기심이 있는거 같다. 기타도 만져보고. 경찰 아저씨랑 모라고 얘기한다. 아마 기타에 대해 얘기하는거 같다. 구걸을 마치고 경찰아저씨가 다른 좋은 구걸 장소 소개해주고 헤어졌다.
그리고 아이들은 계속 따라 오는데, 잘 모르겠지만 좋은 구걸 장소에서 다시 기타를 쳐달라는거 였다. 낌세가 이상하다. 한 장소에서 마지못해 1곡만 쳐주는데....
역시나... 2명이 기타 가방에 있는 동전을 움켜주고 도망간다. 급히 기타 가방을 닫았고 가장 큰 한명은 다시 기타치라고 사정한다. 미련을 못버린거 같다. 기타 치는 사이에 더 많이 가지고 도망가려는거 같다. 참.. 기분 안좋네.. 애인데... 내가 버티고 돌려달라고 얘기하니 내 얼굴에 침을 뱉으려고 한다.
그냥 가져간 돈은 포기하고 기타 챙겼다.
나중에 알고보니 집시 아이들... 대장같아 보이는 아이는 얼굴에 지지 않으려고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강해보이려고.. 그런 모습이 참 안쓰럽게 회자된다.
집시를 이렇게 만나는구나... 무섭기도 하고 안타깝기도하고.. 복잡한 기분.. 충분히 동전은 얻었기에 좀 헤매다가 9시쯤 돌아갔다.
워낙 안개가 심해서 도저히 랜드마크를 찾을 수 없어 무서웠다. 이대로 미아가 되나 싶어서... 다행히 어찌어찌 집을 찾아들어갔다. 안개가 가득한 Sarajevo다.
집에 돌아가니 이쁜아가씨 남친이랑 또 한명의 젊은 청년이 있다. 서로 안되는 영어로 노가리 깠다.
청년들이 굉장히 착하다. 아마 아시아사람을 많이 못본거 같다. 내가 신기한 모양이다. 기타쳐주고, 이쁜아가씨 남친은 거기에 하모니카를 분다.
집시얘기를 하니 희안하다고 한다. 나도 희안하게 생각된다. 같이 담배를 엄청 폈다. 그리고 새벽 3시쯤 잔거 같다. 2명은 대학생, 1명은 수도에 상경해서 일한다고 한다. 좋은 청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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