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2. 22.

160221: 3차 NZ 남섬 강제자전거 방황-1일차-Little River

160407에 밀려씀

오늘은 일요일. 아침에 Host에게 인사드리고 Alex집으로 가서 기타 챙겨 나와 구걸 했다.
그리고 다시 기타 갖다 놓고 Akaroa라는 곳에 간다.
Alex가 놀라네.,, 이 시간에 자전거 타고 가냐고...


사실 미친짓이지.. 싶다..
오후 5시에 약 80km 떨어진 곳을 가다니...
근데.. 잘곳도 없고, 그전부터 가야지가야지 한 곳이라 안가면 나중에 후회할거 같아 그냥 간다.



버스타고 Lincoln이라는 교외의 마을 내려 자전거 짐을 정리했다.
나중에 안건데... 버스 안에서 Micro SD 카드를 잃어버렸다... 흑흑.. 또 사진 날렸다..

칫솔도 안갖고 오고  SD카드도 없고 사진도 날리고...좋지않네.
왜이리 깜빡하는게 많냐.


해가 서쪽에 있다. 해가 있을때 최대한 Akaroa에 가야한다...
근데.. 멍청하게 길을 몇번 잘못들었다....

특이하게 목초지보단 농장이 많네.

슬슬 해가 졌다.... 미친짓이 페달짓...


저 멀리 달떴다...
저 달 있는데가 Akaroa 방향.


Motukarara라는 곳. 여기엔 예전 기차역사가 있다.
지금은 레일도 없이 그냥 흔적만 있다.


오늘 목표는 Little River란 작은 마을.
현재 밤8시21분. 약 27km 남았다.


예전 레일이 놓여있는 길은 자전거 길로 해놨다.
근데 비포장이라 속도가 잘안난다.
길 양옆은 목초지.
양들이 길을 막고 있다.


Lake Ellesmere를 지난다.
마치 해가 지고 있어 노을이다.


호수엔 새들이 한가로이 떠있다.
보기엔 좋은데... 가면 샌드플라이인지 모기인지, 호수파리인지 참 많네. 엄청 많다.
다행히 물진 않는데... 자전거타고 돌파를 하느냐 좀 먹기도 했고, 가장 고역은 눈에 들어간다는거다..


달이 완전히 떴다.
보름달이다.


이제 해는 거의다 졌다.
당연히 자전거에 플래시따윈 없다.


다행히 보름달이라 생각보다 밝다.
달빛으로 자전거를 탄다...
환상적일거라 생각하겠지만... 엄청 무섭다... 비포장 길에 달빛이라 잘안보인다.
잘못하면 큰일날듯...


밤 10시.Little River 근처 Lake Forsyth.
보름달에 호수 옆.
호수에 파도가 치는데... 그 소리가 무섭다.
호수에 빨려들어갈거 같다...

이젠 엽서에서 봤음 직한 장소보다는, 이처럼 예상치도 못한 풍경이나 경험이 더욱 뜻깊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보름달 빛에 의한 언덕 그림자에서, 한밤의 목초지에서, 달빛이 비취는 호숫가에서 자전거 타는 경험.
이런게 마치 깜짝 선물 마냥 기분 좋다.


Little River에 결국 밤 10시 30분쯤 도착.
어디서 잘까 고민했다. 텐트없이 자는 비박(bivouac)을 하려고한다.

근데... 어디서 나타난 천사.
한 아주머니와 그 딸이 차로 오더니 어디가냐 물으신다. Akaroa라고 하니, 자기집에서 자고 가라신다.... 아까부터 자전거를 타고 가는걸 보셨다고 한다. 야광조끼를 입은 덕이다. 후아. 운짱.
너무 당황했다. 이 밤중에 불청객인데... 무섭지도 않으신가...
너무 고마우니 어버버했다.

그리고 자전거를 차에 싣으라고 하신다.
자전거가 좀 컸는데, 아주머니가는 불가능은 없다고 하시며 결국 트렁크에 싣고, 딸은 옆에서 자전거를 잡고 탔다.


아주머니 성함은 Heather..
여기서 목장과 남편을 도와 동물병원을 하신다고 한다.
음식을 주셔서 감사히 먹었다.

너무 호의적이셔서 너무 당황스러웠다...
나라면 이렇게 이방인을 받아줄 수 있을까 싶다...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감사해 가슴이 벅차다...


아들은 이제 다커서 대학근처에 산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이 쓰던 방을 내주셨다.
참 뉴질랜드 키위들은 정말 착하다... 너무너무 좋다.....

기대치 않던, 너무 편한 자리를 얻었다.
운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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