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2. 23.

160222: 3차 NZ 남섬 강제자전거 방황-2일차-Akaroa, Little River

160409에 밀려씀



아침 7시에 기상. Heather 아주머니 집은 산중턱에 있어 앞에 있는 호수가 한눈에 보인다.



Heather 아주머니의 남편분은 수의사. 그래서 인지 집에 고양이, 개가 있다.



아직 새끼 고양이.



그냥 호기심 많은 강아지같다.



감사하게도 Heather 아주머니가 오늘 Christchurch에 친구 병문안하러 가신다고 한다. 그래서 오후 1시 30분에 Bet이란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운이 참 좋다.



짐은 Heather 아주머니 차에 넣고, 자전거 타고 Akaroa로 간다.



Akaroa는 산 넘어에 있는 작은 항구마을이다.

저 산을 넘어야 한다... 산길이 무지 가파르네.



진짜 너무너무 힘들게 산을 무려 1시간 30분간 자전거 타고 올랐다.

허벅지가 터질거 같다....

멀리 Akaroa 마을이 보인다.



도저히 다시 이 산을 올라올 자신이 없고, 약속시간에 늦을거 같아 그냥 산 정상 주변에서 구경한다.



화산 지형에 바닷물에 부분 침식 당해 피오란드식의 복잡한 해안선이 특징인 곳이다.



산들은 주로 목초지다.

이제 목초지는 신기하지도, 좋지도 않다.



Akaroa 반대편 풍경. 산과 산사이에 바닷물이 들어와있다.



도로가 썰렁하다. 보통 Akaroa 가느냐 내리막을 가는데, 난 산등성 도로를 타고 있다.



산등성 도로에서 본 Akaroa. 그냥 여기서 보는걸로 만족한다. 내려가고 싶지 않다...



산꼭대기가 476m 밖에 안하지만, 정말 거의 수직 경사로 올라와야한다...



이제 다시 Little River로 내려간다.

첩첩산중이네.

목초지로 덮힌 산이 참.... 한국 산이랑 다르다.



한가로이 권태를 질기는 소들... 그래도 어느정도 자신들의 공간이 있는게 좋겠지..



시간이 남아 Little River 마을 구경했다.

그림을 볼줄 모르지만 갤러리엔 뉴질랜드 자연을 소재로한 그림들이 있다.



그리고 뒷켠엔 설치미술들이 있다. 사람 보다 큰 철제 곰과 한컷.



아마 예전 곡물창고를 개조한 모텔. 비싸겠지..

신기하긴 하다.



더이상 운행하지 않는 철도역사는 예전 물건들로 전시되있다.



옛날 신문을 보니... 몬가 향수를 느낀다.

그때 사람들은 어땠을까.. 항상 의식만 시간여행을 해서 과거나 미래의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을 알고 싶다.



배고파 싸온, 맛이 갈랑말랑한 배랑 빵을 먹었다.

배고프면 다 맛있다.



12시가 좀 안되서 약속 장소로 간다.

가는 길에, 어제 지나온 호수를 낮에 보게 됐다. 크네...

여기도 무슨 외래종 붕어 때문에 생태계가 혼란이 왔다고 보면 죽이랜다.



호수 끝부분에 Bet이라 간판이 있다고, 거기서 Heather 아주머니를 만나기로 했다.
근데 호수 끝에 와도 간판이 안보인다...
왜지?


자전거 타고 호수를 지나 한참 달렸으나 간판이 안보인다.
그래서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

오늘 병문안가야한다고 꼭 늦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리 잘해주셨는데, 폐끼치면 안되는데..그리고 짐이 다 아주머니 차에 있는데...
아놔.. 생각이 복잡하다.
어떻게 할까 하고, 분명 아주머니가 집에서 출발할꺼라 생각하고 돌아가기로 했다.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미친듯이 페달질.
보통 자전거를 타면 그리 열심히 타지 않아 숨이 차지 않는데, 이번엔 모든 체력을 쏟아부었다.

집앞에 도착했는데... 전혀 안보인다. 결국 아주머니 만나는 시간을 놓쳤다....
다시 Little River 마을로 가서 Rail Station 박물관의 아주머니께 전화써도 되냐 물으니 $2 내랜다. 당연히 돈이 없지.. 너무 하네..

그래서 옆 카페에 가서 종업원에게 부탁. 다행히 전화를 빌려주어 전화해봤다.
남편분이 받으시네.. 아주머니께서 전화를 안가지고 가셨다고 한다.
아.. 일이 이렇게 되네...


그래서 그냥 집 앞에서 보기로 했다.
아주머니는 집에 계신게 아니라 동물병원에 계셨었다. 동물병원에서 돌아오신거다..
그리고 동물병원 이름이 Vet이었다. 내가 잘못알아듣고 Bet이라는 있지도 않는걸 찾은거였다.

더 억울한건, 호수 끝을 지나 돌아가야겠다고 마음 먹은데서 100m만 더 가면 있었던 것... 코앞에서.. 아놔. 덕분에 한참 돌아 달렸다.
내가 좀더 확실히 주소를 물었어야했는데...
덜렁댄다. Clumsy....

아.. 아주머니는 병문안에 늦었다고 하신다. 그 병문안 시간에 못맞추면 차후에 치료를 받아야하기에, 친구를 못만날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내가 너무 미안해하지 않도록, 계속 밝은 모습이셨다.
그래서 너무너무너무 죄송했다.... 가슴이 에리네...

광속으로 자전거를 분해 차에 싣었다.

아주머니는 전속력으로 가면 조금이라도 볼수 있다고 하시며, 최대한 빨리 가셨다.
가는 길에 그래도 밝게 대화를 했다.

아주머니는 남아공 출신인데, 나라가 워낙 엉망이 되어 자식들은 좀더 나은 곳에서 키우고자 뉴질랜드를 택하셨다고 한다. 특히 뉴질랜드 사람들이 워낙 호의적이서 다른 캐나다나 호주도 있지만 선택하셨다고 한다.

또 남편분이 Little River에서 수의사 제의를 받아 이곳에 정착하셨다고 한다.

병원에 도착했다. 얼릉 들어가시라고 했다. 마지막 포옹을 해주셨다. 은인인 아주머니를 늦게 했다는 죄책감.



아놔.... 멍청하게 덜렁대 자전거 헬멧을 아주머니 차에 두고 내렸다. 물론 차는 잠겼다.
왜이리 멍청할까.. 마음이 급해서 였을까..

아주머니를 기다렸다. 병문안시간이 얼마안될거라 생각했다.
30분을 기다렸다. 근데 안나오시네.. 왜지?
천천히 나오신다면, Alex집에서 한국 기념품을 갖고와 감사의 표시로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 마음을 먹고 Alex 집으로 또 미친 듯이 자전거를 탔다.
헬멧도 없이.. 경찰에 걸리면 바로 벌금 $50일텐데...
Alex집은 병원에서 약 9km. 왕복 18km.

미친 듯이 다녀왔다.... 병원에 다시 오는길에 '감동의 재회같은 드라마에서나 보던 일이 일어나길...' 속으로 되뇌였다. '기념품을 직접 드리면 참 좋아하실텐데.....' 하고 생각했다.

1시간이 안되서 다녀왔다.. 하지만 아주머니 차는 없었다...
역시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다.
뜻대도 안되네... 자전거만 엄청 탔다.
기념품은 나중에 우편으로 드려야겠다.
Little River Vet으로 보내야겠다...

너무 좋은 분 만나 큰 행운이었다.
그게 Akaroa보다 더 뜻깊다.
전 쉐어하우스에가 Ebay에서 주문한 기타 Thumb Pick 도착을 확인했는데, 안왔따네. 아쉽네.
배고파 Restart mall 가서 주워 먹었다.


내일부턴 마지막 뉴질랜드 남섬 방황이 시작된다.
Alex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다.

어제 잃어버린 SD카드를 방에 떨어뜨렸나 했는데... 없네... 아놔..
2일전에 이상한 App(Fucking Pics2SD)때문에 사진을 다 날려, 저녁에 사진 복구를 시도한다.
휴대폰 사진 복구 실패!

참... 도대체 어떻게 사진을 App이 삭제했길래 복구가 안되냐. 희한하네... 속상하다. 기록이 다 사라졌네... 괜히 복구 App으로 해서 그런가... 어쩌겠냐.. 잊어야지... 이런 Loss는 싫다.

밤에 Alex는 옆에서 내가 설치해놓은 MGS5 게임하고, 난 옆에서 방황보따리를 쌌다. 너무 많이 싸는게 아닌가 모르겠다.

설레일 법도 한데, 하루종일 자전거를 최대치로 몇번을 타서 힘들어 그냥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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