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10. 19.

181019-안달루시아 방황 2일차-Malaga: 과자와 사과, 범선, Paseo del Muelle Uno에서 구걸, 쇼핑몰 화장실, 하루치 생활비 확보, 항구 식당가, Teatro Romano, Alcazaba입구, Centro 구걸, 쫓겨난 카페 앞, 그나마 가장 나은 Muelle Uno, 경찰에게 쫓겨남, Alcazaba 근처 콘서트, 좁은 골목길 쓰레기통 옆에서 구걸, Centro 외곽의 버스커, 호스트가 차려준 간식상.

0시 넘어 호스트가 돌아 왔다.
재워줘서 감사의 표시로 한국 엽서줬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먹는 얘기가 나왔다. 약사 답게 잘먹는게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음식이 그냥 에너지이고 맛을 못느낀다고 했다. 그러니 매우 이상하게 생각하네.. 스페인 사람도 먹는거 참 중요하게 생각하는듯.

서로 피곤해 밤에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1시쯤 잔다.

아침 9시쯤 일어났다. 호스트도 늦게 출근하네.
9시반쯤 같이 나왔다.
 
Larios 쇼핑 거리에 앉아 아침으로 갖고온 사과와 과자를 먹는다.

항구쪽, Paseo del Muelle Uno에서 먼저 구걸하려 간다

가는데 한 아저씨가 말을 건다. 자기가 환전하려고 하는데 환전소를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내 국적을 물어본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한국은 유로 쓰냐 묻는다. 좀 이상하다.
일단 유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다고 하며 자기, 남아공 돈을 보여준다. 일단 유로가 없어서 없다고 했다. 근데 아무래도 사기 치려고 하는거 같다. 내가 의심이 많은건가.

항구에 정박중인 범선. 돛에 연결된 줄들이 눈을 어지럽힌다.


11시 좀 넘어서 구걸 시작해 12시 45분정도까지 했다. 22.03유로 적선받았다.
아주 안되진 않네.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좀 적선. 근데 다른 버스커가 없다. 경찰도 없다. 희한하네.

일단 다른 곳 구걸이 되는지 확인하러 13시 안되서 이동.

항구에 있는 쇼핑몰, Muelle Uno의 화장실이 무료다.
일단 급한 상황에 갈곳이 생겼다.


항구 식당가 앞에 앉아 동전센다. 당장 하루치 생활비는 벌었다.


여기서 구걸하면 잘될텐데... 근데 아무래도 사유지 같다.
그래서 지나가는 경비원에게 문의. 역시 안된댄다. 할수없지.
여기 경비원은 전동스쿠터 타고 다니네. 괜찮네.


13시반쯤. 어제 못본 Teatro Romano에 가본다. 고대 원형 극장.
당연히 입장 불가.


Alcazaba 입구까지 가봤다.
Alcazaba는 스페인의 성채를 말한다.
당연히 유료다.

14시 부터 15시 좀 넘어까지 Centro의 한식당 골목, Calle Calderería에서 구걸했다. 식당 손님이 별로 적선 안주네.. 12.77유로 적선받고 비가 오기 시작해 그냥 포기.

비가 와 일단 호스트 집에 간다. 가서 사용한 베터리 충전해 놓고 똥싸고 다시 나왔다. 휴우.. 호스트집이 근처라 다행.


16시 좀 넘어 다시 Paseo del Muelle Uno로 간다.
이번에 근처 카페 앞에서 구걸한다. 17시 반쯤 카페 직원이 와서 자기 음악 있다고 가랜다.. 할수 없지. 1시간 정도해서 12.34유로 적선받았다.
카페가 날 싫어하네...


만약 Malaga에 살게 되면 Paseo del Muelle Uno가 가장 좋을듯.
다른 버스커가 없이 독점이고 조용해서 행인들이 내 구걸을 듣는다.
다음에 하게 되면 벤치가 좀 있는 곳에서 해야겠다.


18시 좀 안되서 다시 Centro로 가본다. 이번엔 Plaza del Carbón에서 구걸해본다.
식당 손님은 많은데 각자 서로의 얘기하느냐 별로 반응이 없다.
그래도 13.55 적선받았다.
그러다 18시반쯤 경찰이 온다. 역시 쫓아낸다. 여긴 못하네... 그러면서 칠수 있는 곳을 알려준다. 그래서 가본다.

경찰이 구걸해도 된다는 곳을 향해 갔다.
역시 예상대로 Alcazaba 근처네.

근데 여기 공터엔 이미 콘서트가 한창 진행중.
여기 사람도 흥이 많네. 그냥 춤을 추네...


할수 없이 경찰을 피해 Plaza에선 못하고 한 좁은 골목길, Calle Granada의 한쓰레기통 옆에서 구걸한다.
옆에 재봉하는 가게가 있다. 손님들에게 즉석에서 이름등을 앞치마 등에 새겨주는거 같다. 능숙하네.
다른편의 식당 손님중 한명이 신청곡한다. 다행히 그중 simon and garfunkel 노래가 있어 쳐줬다.
총 9.31 적선받았다. 잘안되네...

19시50분까지 하고 슬슬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에 Plaza de Félix Sáenz에서 2인조 버스커가 공연하네.
앞에 사람들이 좀 춤을 추네. 이렇게 Centro 주변에서만 연주가 가능하네..

20시 좀 넘어 호스트 집에 도착.
호스트는 먼저 와있네.
일단 먼저 샤워하고 같이 저녁을 어떻게 먹을지 얘기했다.
배가 안고프다고 해서 그냥 집에서 간단히 와인이랑 먹기로 했다.

잠시 Granada 숙소를 확인.
재워준다는 사람은 없고 호스텔은 다 매진... 아놔.. 어떡하냐.
다시 사촌누님 집에 가야하나...
일단 호스트가 기다리고 있어 새벽에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호스트가 차려준 간식상과 와인.

호스트에게 기타 쳐주고 이런 저런 얘기 한다.
그래도 얻어자는데 몬가라도 해줘야지..
기타 치니 녹화하네.. 부담스럽다.

한국 영화, '올드보이'랑 '살인의 추억'을 재미있게 봤다고 다른 한국 영화 10편을 추천해 달랜다. 그래서 구글로 영문 이름 검색해서 알려줬다.

호스트는 약사지만 시간내서 대학에서 철학공부한다네.
이 곳 대학은 5년이라네. 더 많이 배운다고 한다. 학기는 10월에 시작한댄다.

호스트는 철학을 생각하는 방법이라고 정의한다. 나는 고대철학은 단순히 철학이 아니라 다른 분야와 많이 연계되서 현대철학처럼 볼수없다고 했다.
그리고 서양인이다보니 그리스철학위주로만 생각하네. 로마철학은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말하는건 중국철학만 있고 한국 철학은 없다고 말하는것과 같다고 했다.
내가 이렇게 얘기하니 지리한 논쟁이 마무리 됐다. 

대학에서는 서양철학만 배우고 동양철학은 안배운댄다. 여기도 잠깐 태클 걸었다. 서양에서 말하는 동양이라는 카테고리가 그렇게 한번에 묶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
유럽의 동쪽을 다 동양이라고 하는데, 아랍, 인도, 중국, 동남아, 동북 등등 서로 너무 다르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orientalism이라고 포장된 'Wapanese'이랑 많이 혼용해 쓴다고 했다.

자정좀 안되서 대화 마무리..

한국에 다행히 오늘 영국에서 보낸 편지가 도착했다. 휴우.. 한숨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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