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11. 24.

191124-일본방황 11일차-Toyocho역 근처 호스트 집, Toyocho역, 하라주쿠역, 경찰에게 잡힘, 오늘 받은 적선, Ito Yokado Kiba 쇼핑몰, 슈퍼마켓 입구, 떨이 초밥, 비싼 식빵, 식빵과 주먹밥

191124
5시반 까지 대화.
내가 양자 역학 얘기를 마치자 소스가 어디냐고 묻는다. 책, 다큐, 위키, 유투브 등등이라고 했다.
내가 이얘기 저얘기 늘어 놓으니 tired and annoyed하다네. 그래서 이건 캐주얼 대화라 구지 한 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냐고 했다.

그 청년이 양자 역학에 대해 얘기를 한동안 쭉 한다. 양자 붕괴 등등 양자 역학도 많이 발전해서 점점 정답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역시 이 청년은 엔지니어라 그런지, 정답을 찾는 것. 더 나은 시스템이 있다고 한다.

난 정답이 아니라 세상을 해석하거나 묘사, 설명하는 것이라도 했다. 그것이 점점 정확해 지는 것 같지만 한편으론 다른 질문들이 발생해 결국 모르는 상태는 동일.

한 주제에 대해 얘기하고 싶으며 신경회로망을 한때 공부해서 그건 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고 논문으로 연구했던 리버스백프로파게이션 네트워크를 설명. 근데 액티베이션 펑션을 묻네. 기억이 안난다. 처음엔 액티베이션 펑션이 몬지도 잘 몰랐다. 얘기하다보니 기억나네. 그리고 이미지를 학습시켜 코드를 나오게 하고 반대로 코드를 통해 대표이미지를 발생시키는걸 설명.

이 청년도 그쪽을 좀 공부했었네. 그리고 한때 구글을 다녔다네. 그 쪽 분야로 꽤 열정적이네. 난 다 까먹었는데 쫄린다.

그리곤 새로운 신경회로망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 그리고 개선 되었다고 한다.

난 날기 위해 새처럼 할 필요없다는데 동의. 하지만 누군가는 새가 나는 메카니즘을 그냥 궁금해하고 연구한다고 했다. 그리고 어쩌면 후세에 영감을 줄수도 있다고. 누군가는 지금 당장 더 좋은 신경망, 시스템을 만드는게 더 의미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양성은 항상 보장되어야하기에 그렇지 않은, 어찌보면 의미 없고 낭비처럼 보이는 연구도 누군가는 할수 있고 지원 받아야 한다고 했다.

내 영어가 짧아 잘 의미가 전달 됐는지 모르겠다. 졸려서 말도 잘 안나오고 시야가 뿌옇다.

구글 다니며 밴에서 6개월 생활했다. 구글 캠퍼스가 샌프란시스코 외곽에 있네. 편지 받을 직장 주소가 있으면 그것도 괜찮겠네.

엔지니어 청년이라 역시 모든걸 알고리듬으로 생각하네. 그런 사람도 있는거지. 예전엔 나도 그랬던거 같다. 한가지 목표 달성을 위해 골똘히 고민하고.. 지금은 그러고 싶진 않다. 내가 아무리 얘기해도 들리지 않을거 같다. 경험하지 않는 이상 받아들이기 힘들지.

사회관계도 건강처럼 생각하는거같다. 감정적으로 필요해서 생각하는것처럼.. 반문하고 싶지만 대화가 길어질까봐 관둔다.

부모랑은 중국어도 대화하는데 자신이 중국어를 못해 깊은 대화는 못한다네. 어려서 부모 밑에서 못자랐나.

레버리지란 단어를 몰라 호스트가 한참 설명. 아직도 이해는 안된다. 사전적 의미는 변속기인데.. 문맥상에선 다르게 쓰이는 같다.

오줌마려 화장실 가려고 일어난다. 그리고 샤워해도 되냐 허락받고 샤워하러 가서 대화 마무리. 긴 대화였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기엔 너무 피곤하고 제 정신이 아니다. 특히 호스트라 너무 몰아 붙이고 싶지 않다.

Toyocho역 근처 호스트 집
5시반 뇌가 너무 각성됐다. 대화를 너무 오래했다. 지식이 얇은게 너무 뽀록나서 창피하네. 상대의 전문 분야가 한때 내 전공이었어도 이젠 다 까먹어서 상대가 안되네. 이젠 그냥 내 경험과 얋고 넓은 지식으로 밖에 이야기할 수 없다.

6시반. 겨우 잠든다.

13시 안되서 기상.
나갈준비한다. 호스트는 자는거 같다.

Toyocho역
커피에 토스트 찍어 먹고 나간다.

하라주쿠역
14시반이 안되서 하라주쿠 도착. 가는 전철 안에서 일기 쓴다.

전에 보던 보따리상이 있다. 하라주꾸 역 앞엔 한 아가씨가 버스킹 중. 나도해도 되겠다. 한 청년은 검은 캐리어를 들고 다른 이상한 춤을 추던 아저씨와 대화 중. 나도 얼릉 시작해야겠다.
14시 45분 쯤 메이지신궁 앞에서 구걸시작.
역시 일요일 유명 관광지. 서양인이 많다. 1000엔도 4장이나 받았다. 서서 잠시 구경하고 박수 치고 가는 사람도 있네.
한 일본인 아저씨는 한참 보고 가네. 그리고 갈땐 Stairway 를 알아듣고 칭찬. 일본인이냐 묻네. 역시 이 자리가 좋다. 동전도 많이 받았다. 버스킹이 금지된 도시는 블라인드 포인트만 잘 찾으면 대박이다.

경찰에게 잡힘
17시반 쯤 경찰이 온다. 아.. 걸렸다. 여권 달랜다. 없다고 하니 기다리랜다. 전에 다른 경찰들은 그냥 쫓아내기만 했는데.. 근처에 다른 버스커들도 있는데.. 잠시 기다리랜다. 다른 버스커에겐 경고만 주는거 같다.내가 외국인이라 의심하는 듯하다. 어디에 연락한다. 잠시 앉으란다. 그리고 이름 생년월일 주소 묻는다. 약간 거짓을 보태 적었다. 대충 경고하고 보낼줄 알았는데 다른 경찰이 온다. 아.. 피곤해지네.. 이 경찰은 참 깐깐히 메뉴얼대로 하네. 몸수색. 엠프가방 수색. 다행히 기타가방은 검색안한다. 열어봤으면 돈 보고 더 의심했을듯. 결국 경찰차타고 경찰서로. 그래도 친절하긴하네.
차안에서 키 물어보고 혈액형 발사이즈.. 참 할일없다. 주소랑 생년월일을 수정해 줬다. 다행히 그냥 수정하네.

경찰서에 와 조사실로 간다. 주머니 다 비우고 형사 2명이 내게 배정됐다. 그리고 날 잡은 경찰은 계속 근처에 있다. 이 중년 아저씨 경찰관은 무슨 기분일까. 혹시 내가 범죄자라면 승진할까 생각할까.

형사들은 영어를 못한다. 휴대폰 번역기로 대화한다. 인적사항 물어본다. 별일 없을 걸 알기에 긴장은 안되지만 배고프고 졸리다. 특히 호스트에게 폐가 될까 그게 신경쓰인다. 각서 쓰라고 해서 쓴다. 여권 갖고 다니라는거다. 여권 갖고 다니다 잃어버리거나 도난 당하면 더 큰일이라 그렇게 안할거지만 대충 원하는대로 써주고 지장찍는다. 조사장 옆엔 순서도로 메뉴얼이 있네.

호스트에게 연락 가능하냐길래 와이파이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리곤 호스트 정보도 다 알려줬다. 이번엔 다 사실대로 얘기할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문제가 커진건 기타쳐서가 아니라 여권이 없어서다. 대충 다른 경찰처럼 경고만 하지.. 참 운 없다. 여권 확인하러 같이 숙소에 가자고 했는데 팩스로 이민국에 내 정보 확인하고 같이 여권 보러 가야한다고 한다. 귀찮다. 결국 호스트에게 민폐 끼치겠네.

18시반에 인적 사항은 다 작성. 이민국에 팩스 보내고 1 시간 걸린덴다. 1시간 동안 형사가 심심하지 않게 하려고 그런듯 이것저것 묻는다. 심지어 취미까지 묻는다. 당연히 기타라고 했다. 어디서 기타 쳐도 되냐 물으니 일본에선 안된다고 한다. 그래도 다들 친다고 본걸 얘기라니 그래도 안된다고 한다. 참.. 꼼꼼히 단속하네..

여권 갖고 다녀야 된다는 걸 알았냐길래 몰랐다 했다. 왜 안갖고 다니는지 길게 얘기해봤자 의미가 없다.

전신 사진도 찍고 의상 및 신발도 기록한다. 신발보고 나이키라고 하네. 참 메뉴얼대로 하는거 같긴한데 너무 사소하네.

직업 물어보길래 당연히 여행작가. 글써서 수입하고 여행한다고 했다. 전화번호 있냐 묻길래 캐나다 번호라고 하니 왜 캐나다 번호냐 묻는다.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지만 문제 일으키고 싶지 않아 다 대답한다. 캐나다에서 지냈다고. 그럼 한국에서 캐나다로 갔다가 일본 왔냐 길래, 그동안 방문한 모든 국가를 다 알려줬다. 신기해하네.

19시 좀 넘어 이민국에서 팩스가 왔다. 다행히 아무 문제 없다. 체류기간도 이상무. 형사가 내 비자 만료일이 자기 생일이라네. 그리고 곧 다른 형사랑 같이 내숙소에 가서 여권 확인한다. 다른 형사가 와 서류 훓어본다. 이 양반도 심심한가보다. 그리곤 도쿄가 어떻냐길래 스바라시라고 했다. 대단하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 감사하다네.

19시반에 형사 둘이랑 날 잡은 경찰과 숙소 간다. 그래도 덕분에 차비는 굳네. 날 잡은 경찰관은 엠프가방도 들어다 준다. 여권만 보고 다 끝날거라고 날 안심시키려는듯하다. 참.. 난 그냥 이 과정이 행정력과 서로 시간 낭비라 무지 번거로울 뿐이다.

이동도 메뉴얼대로 하는지 날 가운데 두고 형사와 경찰관이 앞뒤로 있다. 웃기네..

30분 걸려 숙소에 도착. 참 일본 도로는 좁고 신호도 많다.

20시 넘어 숙소에 경찰관과 도착. 결국 다 같이 숙소로 들어간다. 호스트가 집에 있다. 민망하다. 여권 찾아 경찰에게 줬다. 여권 여러장을 카메라로 찍네. 호스트에게도 서류 작성하고 지장 찍게 하네. 다 확인하곤 내게 여권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라고 우스꽝스럽게 행동으로 표현하네. 그냥 어이없어 웃음 나온다. 그 와중에도 경찰관은 신발 많다고 다른 사람 있냐 묻는다. 다 해결되고 경찰관들은 고맙다고 인사하고 간다.

다행히 호스트는 그리 기분 나빠하지 않고 경찰관이 친절하다고 하네. 이해해 줘서 다행.

오늘 받은 적선
지친다.. 역시 최소한 도쿄는 내가 살곳이 못된다.

Ito Yokado Kiba 쇼핑몰

슈퍼마켓 입구
21시 저녁 사러 슈퍼 돌아다닌다

떨이 초밥

비싼 식빵

식빵과 주먹밥
22시 샤워. 오사카랑 부산 cs 구하기

23시 아키하바라와 신주쿠에서 구걸하기로 결정.
적선세기

호스트와 대화. 내가 홈리스라고 착각하고 있네. 난 걸인인데. 차이점을 웃으며 설명해줬다.

24시 잠

내일 하라주쿠에서 구걸 못하는게 가장 아쉽다. 적선을 더 받아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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